인테리어 후 가장 큰 수확은 집이 꽁꽁 숨겨두었던 선물을 받은 거예요. 집 뒤에 산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7년 동안 그 풍경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어요. 심한 외풍과 곰팡이 때문에 베란다는 언제나 창문을 가려둬야 하는, 봉인된 공간이었거든요. 공사를 마치고 창을 여니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운 풍경이 거기 있었습니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과 울창한 나무들이 창밖을 가득 채우고 있었어요. ‘이 집이 원래 이렇게 좋은 걸 품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몰라줬구나.’ 기능을 되찾으니 집이 오래 간직해온 것들을 조용히 내어주었습니다.
공사 전의 저는 거실이라는 좁은 섬에 갇혀 있었습니다. 밥도, 휴식도, 잠도. 거의 모든 생활을 거실 소파 테이블 앞에서 해결했어요. 집을 고치고 난 뒤 가장 달라진 건 공간의 쓰임이 다양해졌다는 거예요. 요리에 전혀 소질 없던 제가 요리책을 샀을 정도로요! 식탁에 제대로 차려진 식사를 마주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고, 창문으로 계절이 바뀌는 걸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방으로 잠을 자러 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조차 행복합니다. ‘여기서 내가 살고 있어. 여긴 온전한 내 공간이야.’ 매 순간 그 확신이 드는 것. 그것이 이 집이 저에게 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