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 지훈님의 집 (부부, 초등학생 아이)

서울시 송파구 41평

미정, 지훈님의 집 (부부, 초등학생 아이)

서울시 송파구 41평

인테리어 사진을 모으기 시작한 건 결혼 직후였어요. 언젠가는 우리 가족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서 살아보자는 꿈 하나를 품고, 마음에 드는 장면들을 사진첩에 조용히 모아갔습니다. 부부가 모두 디자이너인지라 그 꿈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고, 그렇기에 조금 더 간절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3, 4년을 모으다 보니 흥미로운 지점이 있더라고요. 유행을 타던 이미지들은 다음 해가 되면 어김없이 지겨워지는데, 결국 폴더에 끝까지 살아남는 사진들이 따로 있었어요. 너무 새것 같지 않고, 자연스럽고, 지나치게 비워내지 않은 장면들. 채워갈 상상이 가능한 공간들이었습니다. 그 방향을 가장 잘 구현하는 스튜디오와 함께해야 후회가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하지만 막상 아파트를 분양받고 본격적으로 준비하려 하니 주변에서 말렸습니다. 신축을 굳이 왜 건드리냐고, 일단 살다가 생각해보라고. 한순간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내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꿈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집이 주는 행복을 한 번쯤은 제대로 맛보고 싶었습니다.


첫 미팅은 오래도록 고민해온 만큼 명확하게 진행됐어요. 예산과 원하는 방향,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이미 마음속에 정리되어 있었거든요. 다만 저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있을 테니, 어느 정도는 실장님의 해석에 맡기기로 열어두었습니다.

그날 하신 말씀 중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준공촬영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공사를 마친 직후가 아니라 1년쯤 지난 뒤에 찍는다고 하셨습니다. 막 완성된 공간은 아직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집에 내용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주신다고요. 서두르지 않겠다는 그 태도가 조용히 마음을 놓이게 했습니다.

인테리어 사진을 모으기 시작한 건 결혼 직후였어요. 언젠가는 우리 가족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서 살아보자는 꿈 하나를 품고, 마음에 드는 장면들을 사진첩에 조용히 모아갔습니다. 부부가 모두 디자이너인지라 그 꿈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고, 그렇기에 조금 더 간절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3, 4년을 모으다 보니 흥미로운 지점이 있더라고요. 유행을 타던 이미지들은 다음 해가 되면 어김없이 지겨워지는데, 결국 폴더에 끝까지 살아남는 사진들이 따로 있었어요. 너무 새것 같지 않고, 자연스럽고, 지나치게 비워내지 않은 장면들. 채워갈 상상이 가능한 공간들이었습니다. 그 방향을 가장 잘 구현하는 스튜디오와 함께해야 후회가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하지만 막상 아파트를 분양받고 본격적으로 준비하려 하니 주변에서 말렸습니다. 신축을 굳이 왜 건드리냐고, 일단 살다가 생각해보라고. 한순간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내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꿈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집이 주는 행복을 한 번쯤은 제대로 맛보고 싶었습니다.

첫 미팅은 오래도록 고민해온 만큼 명확하게 진행됐어요. 예산과 원하는 방향,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이미 마음속에 정리되어 있었거든요. 다만 저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있을 테니, 어느 정도는 실장님의 해석에 맡기기로 열어두었습니다.

그날 하신 말씀 중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준공촬영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공사를 마친 직후가 아니라 1년쯤 지난 뒤에 찍는다고 하셨습니다. 막 완성된 공간은 아직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집에 내용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주신다고요. 서두르지 않겠다는 그 태도가 조용히 마음을 놓이게 했습니다.

예산의 대부분은 공용부에 투자했어요. 거실과 방하나 사이에 벽을 허물어 거실의 확정형으로 개방형 서재를 만드는 것, 그게 이 집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주변 가족들의 만류가 많았습니다. 매도할 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실장님은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반대 의견이 많을수록 그 말이 더 크게 힘이 됐습니다. 저에게 이것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이전 집에서 서재방을 따로 둔 적이 있었는데, 온기 없는 끝 방으로 혼자 들어가는 것이 늘 왠지 싫었거든요. 구분된 방은 집중력에는 좋겠지만, 재택근무를 종종 하는 우리 스타일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하고, 편안하게 오가며 각자의 일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자연스러웠어요. 아이도 자라면서 혼자 방에 들어가 공부하는 것보다, 엄마 아빠가 옆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도 할 일을 하는 풍경이 더 건강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지금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서재는 만들기 책상이 되었다가, 공부방이 되었다가, 때로는 재택근무 사무실이 되었다가. 각자 집중이 잘 되는 자리를 조용히 오가며 하루를 보내요. 이 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톤만 정리된 평범한 아파트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인생이 계획대로 흐르는 것도 아닌데, 집만큼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한 번쯤 해보는 것. 그간 열심히 일해온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짜릿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주방은 이 집의 심장이에요.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니까요. 한 끗 다른 부분은 하부장 도어 패널인데, 실장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디자인이라 첫눈에 반했습니다. 인테리어는 결국 각 소재의 컬러를 예리하게 조합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도장의 미색, 무늬목 아일랜드, 실버 냉장고, 대리석의 조합은 2년이 지난 지금 봐도 잘못 고른 컬러감이 하나도 없어요. 볼 때마다 만족감이 쌓입니다. 주방 타일은 과감히 생략했는데, 강조되지 않은 그 여백이 오히려 좋아요. 보조 주방은 커피존과 식사 준비존으로 나누었는데요. 가볍게 빵과 커피를 챙길 때나 식물에 물을 줄 때 동선이 생각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주방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고려해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이 집에서 산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갑니다. 가족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쉬다가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밥을 먹는 일상이 처음 상상했던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어요. 아직도 아침에 거실로 나올 때면 가장 좋아하는 뷰 앞에서 잠깐 멈춰 서게 됩니다. 매일 보는 집인데도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나 계절에 따라 새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우리의 취향으로 만든 집에서 살다 보니, 예전에는 가볍게 했던 소비들을 이제는 더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 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것들을요. 신혼 때의 꿈은 예쁜 우리 집을 갖는 것이었는데, 그 꿈을 이룬 뒤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꿈도 생겼어요. 언젠가 제주에 저희의 취향을 담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그 시작도 라이크라이크홈과 함께이기를 바라요.

예산의 대부분은 공용부에 투자했어요. 거실과 방하나 사이에 벽을 허물어 거실의 확정형으로 개방형 서재를 만드는 것, 그게 이 집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주변 가족들의 만류가 많았습니다. 매도할 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실장님은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반대 의견이 많을수록 그 말이 더 크게 힘이 됐습니다. 저에게 이것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이전 집에서 서재방을 따로 둔 적이 있었는데, 온기 없는 끝 방으로 혼자 들어가는 것이 늘 왠지 싫었거든요. 구분된 방은 집중력에는 좋겠지만, 재택근무를 종종 하는 우리 스타일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하고, 편안하게 오가며 각자의 일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자연스러웠어요. 아이도 자라면서 혼자 방에 들어가 공부하는 것보다, 엄마 아빠가 옆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도 할 일을 하는 풍경이 더 건강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지금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서재는 만들기 책상이 되었다가, 공부방이 되었다가, 때로는 재택근무 사무실이 되었다가. 각자 집중이 잘 되는 자리를 조용히 오가며 하루를 보내요. 이 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톤만 정리된 평범한 아파트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인생이 계획대로 흐르는 것도 아닌데, 집만큼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한 번쯤 해보는 것. 그간 열심히 일해온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짜릿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이 집에서 산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갑니다. 가족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쉬다가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밥을 먹는 일상이 처음 상상했던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어요. 아직도 아침에 거실로 나올 때면 가장 좋아하는 뷰 앞에서 잠깐 멈춰 서게 됩니다. 매일 보는 집인데도 빛이 들어오는 시간이나 계절에 따라 새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우리의 취향으로 만든 집에서 살다 보니, 예전에는 가볍게 했던 소비들을 이제는 더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 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것들을요. 신혼 때의 꿈은 예쁜 우리 집을 갖는 것이었는데, 그 꿈을 이룬 뒤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꿈도 생겼어요. 언젠가 제주에 저희의 취향을 담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면, 그 시작도 라이크라이크홈과 함께이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