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사진을 모으기 시작한 건 결혼 직후였어요. 언젠가는 우리 가족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서 살아보자는 꿈 하나를 품고, 마음에 드는 장면들을 사진첩에 조용히 모아갔습니다. 부부가 모두 디자이너인지라 그 꿈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고, 그렇기에 조금 더 간절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3, 4년을 모으다 보니 흥미로운 지점이 있더라고요. 유행을 타던 이미지들은 다음 해가 되면 어김없이 지겨워지는데, 결국 폴더에 끝까지 살아남는 사진들이 따로 있었어요. 너무 새것 같지 않고, 자연스럽고, 지나치게 비워내지 않은 장면들. 채워갈 상상이 가능한 공간들이었습니다. 그 방향을 가장 잘 구현하는 스튜디오와 함께해야 후회가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하지만 막상 아파트를 분양받고 본격적으로 준비하려 하니 주변에서 말렸습니다. 신축을 굳이 왜 건드리냐고, 일단 살다가 생각해보라고. 한순간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내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꿈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집이 주는 행복을 한 번쯤은 제대로 맛보고 싶었습니다.
첫 미팅은 오래도록 고민해온 만큼 명확하게 진행됐어요. 예산과 원하는 방향,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이미 마음속에 정리되어 있었거든요. 다만 저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있을 테니, 어느 정도는 실장님의 해석에 맡기기로 열어두었습니다.
그날 하신 말씀 중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준공촬영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공사를 마친 직후가 아니라 1년쯤 지난 뒤에 찍는다고 하셨습니다. 막 완성된 공간은 아직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집에 내용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주신다고요. 서두르지 않겠다는 그 태도가 조용히 마음을 놓이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