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순간들도 있었어요. 처음 받은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예산을 훌쩍 넘어 있었죠. 무엇을 내려놓을지 정하는 과정이 참 힘들었습니다.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드레스룸은 디자인장에서 시스템장으로 바뀌었고, 운동방의 디자인장도 사라졌어요. 가장 아쉬웠던 건 안방 창문에 하려던 프렌치 스타일 창문이었는데, 그것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예산 앞에서 한숨이 절로 나올 때면, 지금 소중한 것부터 하고 나머지는 살면서 하나씩 채워가면 된다는 말씀이 작은 위로가 되었어요. 그 말 덕분에 비어 있는 자리를 아쉬움이 아닌, 앞으로 채워갈 여백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인테리어가 끝난 뒤에도 소품 하나, 살림 하나를 들일 때마다 여쭤봤는데, 매번 이 집에 꼭 맞는 것을 찾아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지금도 무언가를 들일 때면 먼저 여쭤봐야지, 하고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이 곳에서 새로운 챕터를 연 지 어느덧 8개월이 되었네요. 소파에 기대어 거실 프렌치창문과 린넨커튼, 식탁이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하게 가라 앉아요. 원하던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나며, 제가 어떤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조금씩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어요. 막연하기만 했던 저의 캔버스에 천천히 윤곽이 생겨나고, 흐릿하던 그림이 조금씩 선명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지금 이 인터뷰 답안을 작성하면서 저희 집을 떠올리면 이 한문장이 떠올라요. “Couldn't be b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