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기, 현정님 집 (부부, 11살 남아, 1살 고양이)

경기 광명시 33평

선기, 현정님 집 (부부, 11살 남아, 1살 고양이)

경기 광명시 33평

손으로 뚝딱뚝딱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핸드메이더이자 #쁘띠부어크 의 주인입니다. 

비어 있는 벽을 잘 보지 못하고 선반이나 

그림 거는 걸 좋아합니다. 여행을 가면 미술관에 

들러 포스터를 한 두장씩은 꼭 사 오는 편입니다.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부엌입니다. 

식구들의 끼니를 만들고 챙겨줄 수 있는 부엌이 

집의 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5년간 살면서 

만족스럽지 않았던 부엌만 부분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왜 굳이?’ 대신 ‘해보죠!’라고 기꺼이 말해주는 

사람. 라이크라이크홈은 제 의견을 귀 기울여 

주고 왜 그런 공사를 하고 싶은 지 배경을 살펴 

봐주는 유일한 스튜디오였어요.

 

5년간 지냈던 아파트에서 새로운 환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때, 부엌만 부분공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많은 업체를 만났습니다. 

거실에서 훤하게 다 들여다보이는 조리대, 

온 집안이 음식 냄새로 가득해지는 구조, 특히 

벽 보며 설거지하는 게 참 싫었거든요. 싱크대와 

가스레인지의 위치를 대대적으로 옮기고 싶었기 

때문에 후드와 배관 공사도 동반되어야 했습니다. 

여러 업체에서 “왜 굳이 그렇게 까지 하시나요?”

라고 답했어요. 그런데 라이크라이크홈 대표님은 

공감해 주었어요. “못하는 건 없어요. 왜 구조를 

바꾸고 싶어 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저는 신이 나서 꿈꾸던 주방의 조건을 

나열했어요. ‘창 밖의 풍경을 보며 설거지를 

하고 싶어요. 우리 부부의 키에 맞게 싱크대 

하부장을 높여주세요. 수집해 온 빈티지 

그릇들을 보관할 수 있는 넉넉한 수납장도 

필요해요. 조리대 상판은 타일로 하고 싶어요.’ 

인테리어와 요리 책을 보며 채집해 온 시안들도 

보여드렸어요. 타일 상판은 어느 프랑스 집의 

낡고 오래된 부엌에서 영감을 받은 거였어요. 

깨지고 변색된 타일에서 수년간 가족들의 

끼니를 만들고 챙겼을 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니, 오히려 아름다워 보였거든요.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죠. 

살면서 주방을 고친 일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결정이에요.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거든요. 주말 아침에는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어요. 오후가 돼도 모두가 식탁을 떠나지 

않아요. 사랑스러운 순간들이죠. 


붙박이장을 보면서 혼자 으쓱해하기도 한답니다. 

식탁 뒤로 붙박이장을 크게 짰는데 여닫이문이 

아닌 미닫이문으로 달았거든요. 아마 여닫이

문으로 설치했다면 장을 열고 닫을 때마다

그 앞에 앉아있던 누군가가 매번 일어나서 

문 뒤로 빠져줘야 했을 거예요. 가족 모두가 

기피하는 자리가 되었을 테죠. 


작은 배려가 하나하나 모여 완성된 우리 

가족의 둥지. 이 공간을 예쁜 추억들로 

견고하게 쌓아가고 싶어요. 

From 박선기와 김현정, 경기도 광명시